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꿈의 사회
더 넓은 의미의 성탄절로…
김현종 기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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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사입력: 2011/12/22 [13:37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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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    ©김현종 기자

“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/ 삶이란/ 나 아닌 그 누구에게/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/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/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/ 연탄차가 부릉부릉/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/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/ 연탄은,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/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/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/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/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/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/ 생각하면/ 삶이란/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/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/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 갈/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, 나는” (안도현의 ‘연탄 한 장 일부’).

 

문 밖으로 나서면 영하로 떨어진 기온 탓에 입가에 김이 서리고 날 선 바람이 살결을 파고들어 옷깃을 여미게 하고 걸음을 재촉하게 만든다.

특히, 스스로 생활을 꾸려갈 능력이 없는 사회적 취약계층은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에 추위까지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은 더욱 무겁기만 할 것이다.

그래도 누구나 앞만 보고 달려 온 한 해를 회고하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게 하는 시기이니 만큼, 미처 살피지 못했던 주변을 돌아봄으로써 추위를 녹여 낼 온정의 불씨를 살려야 하는 때다.

돌아보면 영하로 곤두박질치는 한파(寒波)보다 더 매운 세파(世波)에 맨몸으로 내던져진 불우한 처지의 이웃을 생각하며 예년과 달리 소란과 흥청거림 대신 차분한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올 겨울 세태풍속은 아기 예수 탄생일인 성탄의 의미를 한 단계 승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싶다.

가족들과 함께 오는 24일(토요일) 밤 조촐한 촛불잔치를 하면서 아기 예수 탄생의 참뜻을 새겨보거나 성당이나 교회에 나가 신앙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가족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주고 자신을 순화시키는 일은 어떨까?

부모와 자식사이․부부사이․형제사이에도 사랑과 믿음보다는 이기주의가 더 크게 자리하고 있는 세태 속에서 반성과 참회를 하며 가족 간의 사랑과 공동체적 운명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.

하지만, 이러한 아기 예수 탄생 의미의 되새김은 지나치게 소극적인 것 같다.

현 시대는 마음의 황폐화와 냉소주의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.

불신의 벽이 쌓이다 못해 질시와 비방과 상처내기가 다반사로 벌어지고, 경제허탈감 속에서 국민들은 일상의 방향성까지 잃어가고 있다.

때문에 성탄절의 뜻은 나와 가족이라는 작은 테두리 안에서만 반추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.

더 넓고 적극적으로 되새김되어야 하지 않은가!

나와 가족의 범주를 벗어나 이웃을 생각하고 더 넓게는 내 고장, 내가 사는 지역도 함께 가슴으로 느껴보는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.

내 주변에 행여 외롭고 어려운 사람은 없는가․병들고 버림받은 사람은 없는지․혹은 절망 속에서 스스로 사람됨을 잃어 가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지 살펴보고 작은 사랑이라도 베푸는 자세가 되어야 비로소 성탄의 참 뜻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.

나아가 내가 사는 지역의 평화와 영광 그리고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.

어둠 속을 걷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찾아온 아기 예수 탄생의 위대한 빛을 길잡이 삼아 공동체 의식을 고양해 땅의 평화요 하늘의 영광이 될 수 있도록 따뜻한 민족의 삶터를 만들었으면 하는 심경이 간절할 뿐이다.

아시아 최고 부자인 리자청 홍콩 창장(長江)그룹 회장은 “부귀라는 두 글자는 따로 표기해야 한다, 돈이 많아도 귀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. 진정한 부귀는 자기가 벌어들인 금전을 사회를 위해 사용하려는 참된 ‘속마음(內心)’에 있다”고 했다.

돈이 많건 적건 남을 도우려는 ‘속마음’이 중요하니까…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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